넌 아빠 없지? 난 있어.. 드라마 '은중과 상연'을 보다가 뜬금 없이 생각난 말이다. 아주 어릴적 지금은 얼굴도 이름도 기억나지 않던 그 친구가 나에게 했던말.. 많은 것을 잃어 버린 와중에 이 말이 기억나는 건 아마도 말이 주는 상처가 뭔지도 모르는 바보같은 나에게도 그말은 상처가 되었던 말이었나보다. 지금에 나라면 '넌 생각없이 사는 아이구나' 라는 말로 되받아줬을텐데, 당시에 나는 그런 말도 못하는 그냥 바보였다. 그냥 기억난다. 그런 말을 하는 아이였는데도 그 아이의 집에 있던 멋진 침대랑 보라색 침구가 부러웠던 나를.. 내 기억속에 아빠는 없다. 너무 어릴적 돌아가셔서 추억 조차 없다. 집에 있던 2장의 사진만으로 그냥 아빠를 짐작할 뿐이지만 나에게 아빠는 추억 이상으로 생생한 모습이다. 그냥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릴적부터 무슨일이 있을때마다 '아빠 도와줘' 뭔가를 이루고 싶을때마다 '아빠 해줘' 하며 살았었다.그 습관은 지금까지 이어져 아이를 키우는 지금도 아빠아빠한다.. 집에 문제가 있을때.. 나에게 문제가 있을때.. 그럴때는 어김없이 마음속에 아빠가 등장한다. 부모가 자식을 낳으면 평생 부모 가슴속에 아이가 집을 짓고 살듯이.. 부모도 자식 마음속에 집을 지으시나보다.. 아빠는 그렇게 기억도 없는 자식 가슴에 평생 계신다.. 그리고 아직도 항상 힘을 주신다. 어려울때나 좋을때나.. 삶의 기둥을 단단하게 해 주신다..